이가을의 영상詩

[스크랩] 밥 짓는 아버지 - 이가을

시인 이가을 2014. 5. 31. 09:21


     밥 짓는 아버지
                           이가을
     

수런거리던 저녁 해 어스름할 무렵이면 주문처럼 밥 짓기 싫다는 아버지의 눈물샘이 부풀려 진다 어둠이 싫어 불빛을 토해내던 집들 하나 둘 눈을 감고 엄마까지 깊은 잠에 든 시간 펜 길 내던 아버지 입술 붉은 여인과 말語로 하얀 길 달리다가 끝내 네모 난 감옥에 철컥 갇혔다 푹푹 내쉬는 한숨에 쉰밥처럼 푸석해진 얼굴로 구깃구깃 허기 진 종이 밥을 잔뜩 지어 놓았다 그런 날 아침, 어머니는 수북하게 쌓인 종이 밥을 불살라 아침밥 짓는 아버지의 옆자리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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