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을의 영상詩
붉은 감옥 - 이가을
시인 이가을
2014. 6. 16. 00:52
붉은 감옥
- 이가을 -
밤새도록 끙끙 앓던 강물은
시詩가 되려고 실바람에 물살이 튼다
순수한 금빛 물결은
흔들리는 사랑을 찾아 모난 감옥에
조각조각 부서지며 갇히는데
탈옥을 꿈꾸는 낯선 언어는
붉은 징검돌 위에서 휘청 인다
물빛이 화려하게 부서질수록
점점 더 고독해 지는
알 수 없는 기억의 그림자
온 종일 펜을 들고 구름페달을 밟아도
담배연기만 감기고 마는 공전
띄엄띄엄 격자창살 밖에서
희붐한 새벽이 돌아 선다
나는 감옥의 열쇠를 가지고도
탈옥하지 못하는
시인
모난 붉은 감옥에
전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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