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詩
서산과 해 - 오규원
시인 이가을
2014. 12. 6. 13:56
서산과 해
오규원
고욤나무가 해를 내려놓자
이번엔 모과나무가 받아든다
아주 가볍게 들고 서서 해를
서쪽으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옮긴다
가지를 서산 위에까지 보내놓고 있는
산단풍나무가 옆에서
마지막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한 무리의 새가 와서
산단풍나무 가지를 흔들어본 뒤
어디론가 몸을 감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