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가을의 詩

일출 - 이가을

시인 이가을 2015. 4. 6. 15:55

                                                              사진-송암님

 

 

 

 

                          이가을

 

밤새 시작된 진통이

어둠을 베어 먹고

지친 새벽을 끌며 온다

조바심에도 다가서지 못하고

그저 간절히 바라만 볼 뿐,

초심을 돌아보게 하는 해산은

늘 엄한 아버지 같다

 

옥양목 찢는 소리에

핏빛 양수가 후끈하게 몸을 적신다

새 생명 보일 듯 꿈틀 이더니

순식간에 쑤욱 올라오는 붉은 기운

빠알갛게 잘 생긴 뜨끈한 놈을 보며

산모에게 미역국 한 사발 먹이고 싶다

 

뽀얀 젖무덤 같은 구름을 이고

어둔 갯내를 털며

날아오르는 갈매기들

은파금파

오늘은 맑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