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이가을
갯벌처럼
누운 어둑한 거리
만삭의 흰 꽃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몸을 푼다
굶주려 수척해진 바람
옷고름 풀어 풍만한 젖을 물고
여인의 뽀얀 속살 위로
첫 밤을 맞는
정갈한 달빛이 누웠다
긴 허리를
두 번 묶어야 하는 밤
솜이불 덮는 소리
그칠 줄 모르며
누덕누덕
실밥 터진 세상을 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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