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봉 산마루
이가을
해지는 낙타봉산마루를
어머니는 오늘도
무릎으로 오르신다
붉은 양수로 물 든 산이
산홋빛 점 하나로 다가온다
굳은살 박힌 시간의 돌 짝에
찢기고 휘청거려도
어머니가 아니고는 넘지 못 할
저 낙타봉 산마루길
병상의 행간에 깜빡 손 놓은 순간이면
매미유충처럼 처절한 몸부림치시는 어머니
그 몸속에 멍투성이인 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침대 한쪽에 팔 묶이고도
뼈아픈 새끼하나 달래느라
빈주무니에 연신 손을 넣으신다
행여 드센 바람에 머리털 한 올 상할까
두 손 모아 뜨겁게 어루만지신다
어이해 내 등짝으로 떠받지 못하여
차가운 침대가 자식노릇을 한단 말인가
몇 가닥 남지 않은 생의 끈을 움켜쥐고
해지는 낙타봉 마지막 산마루를
어머니는 오늘도
무릎으로 오르신다.
메모 :
'시인이가을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봄을 기다리며 (0) | 2014.05.31 |
---|---|
[스크랩] 채석강 (0) | 2014.05.31 |
[스크랩] 해설을 덧붙인 바다 나비 (0) | 2014.05.31 |
[스크랩] 그 사내의 방 / 이가을 (0) | 2014.05.31 |
[스크랩] 딸아이는 스무 살 / 이 가을 (0) | 2014.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