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詩

아버지 - 황현미

시인 이가을 2014. 12. 6. 16:01

아버지    
 
                                황현미   
 
 
넉넉하지 못해
두고 갈 것 별로 없고
지고 갈 것 더욱 없어
가벼워 좋긴 한데
미안하다는 말씀에 눈물 납니다
 
가볍다 못해
몸인지 깃털인지
어찌 그리 사셨는지요
당신의 분신은 이토록 윤기 흐르는데요
 
자식들 커갈수록
당신은 한없이 작아져도
들꽃처럼 웃던 아버지
그 은혜 두고두고 갚아야 하는데요
 
아름드리 밤나무 그늘에
해마다 늘어나는 웃음 소리
그것이면 족하다는 말씀 못내 서글퍼
하염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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