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詩

술 한 잔 - 정호승

시인 이가을 2014. 12. 6. 16:04

술 한 잔 

                         정호승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 번도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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