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가을의 詩

오월의 크리스마스 - 이가을

시인 이가을 2015. 5. 1. 09:26

 

    

    오월의 크리스마스

                                                   이가을

 

     달려만 가는 세월이 무얼 알랴

       우수사려 없을 계절은 만물을 키우고

그리움도 키운다는 걸

세월은 또 어찌 알랴

생전에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던

수수꽃다리 봉오리가

일 년을 걸어와 눈물처럼 매달렸다

이파리 하나 깨물었더니

서러웠는지 그 맛도 갱그락 이다

 

오늘 밤엔 빨간 자루양말을

손에 쥐고 잠들어야지

산타가 수신할 신록카드에는

엄마가 보고 싶다고 꾹꾹 눌러 적어야지

그러면 하늘나라에 계신 우리엄마를

밤을 달려서라도 모셔올 테지

어둠을 밀어 낸 아침이 눈을 뜨면

       웃음 지으며 내려다보실 

       우리엄마를 만날 수 있을 게다.

    

 

   * 우수사려 憂愁思慮 - 근심과 시름에 차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

      갱그락 - 예전 어른들이 사용하던 말로 알약 그것도 쓴 알약을 말함 (오픈국어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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