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눈빛처럼님
빈 배 2
이가을
바람도 강도 술렁이던 날
홀로 호올로 강변에 닿더니
목새, 흙이랑 위로 넝쿨손 뻗어
제 몸을 묶는 외로운 이파리 하나
일어선 물비늘에 밀려온 어둠이
웅크린 뱃전을 쓰다듬고
강물의 움푹한 눈자위로
거꾸로 잠긴 산이 말뚝잠에 들었다
밤 지나 내려온 달 이야기
받아 적다 그예 다 적지 못한 사연들은
마저 가슴에 끌어 안는다
허우룩해서 수척한 빈 배는
아픈 이별에도 좀처럼
제 설움을 말하지 않는다
다 주지 못해 서럽던 사랑이
안타까이 주억이고
빈 배, 퀭한 눈망울만
어둠을 찾고 있다.
'시인이가을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2 - 이가을 (0) | 2015.05.19 |
---|---|
빈 배 - 이가을 (0) | 2015.05.19 |
빗물 속에 고인 눈물 - 이가을 (0) | 2015.05.19 |
어머니의 뒤란 - 이가을 (0) | 2015.05.19 |
빈 오두막에서 - 이가을 (0) | 2015.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