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가을의 詩

소금꽃 - 이가을

시인 이가을 2015. 6. 3. 23:24

                                                                                 사진-송암作

 

 

소금

                        이가을

 

 

쨍쨍한 들판

어디쯤에 아버지가 계신다

마른 몸에 걸친 옷 다 젖도록

땡볕아래서 단내 나게 들일을 하신다

시간을 당겨서라도 보고픈 마음 알았을까

앙상한 굽은 등에 핀 흰 꽃이

점이다가 산이고 이내 산줄기 되어

내 눈 속을 파고 든 다

바다가 숱한 생명을 품고 키우며

파도꽃 피우 듯 아버지 등에서는

내가 만든 소금꽃이 하얗게 피어났다

곤한 몸 눕히는 밤, 안방에서는

바닷물 들락거리는 파도소리 밤새 들리고

꿈속에서도 아버진 논일하시는지

향기로운 소금꽃을 피우신다

아버지의 짠 세월이 하도 아파

나는 아린 눈을 하고

다시 그 꿈속으로

달려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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