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
이가을
쨍쨍한 들판
어디쯤에 아버지가 계신다
마른 몸에 걸친 옷 다 젖도록
땡볕아래서 단내 나게 들일을 하신다
시간을 당겨서라도 보고픈 마음 알았을까
앙상한 굽은 등에 핀 흰 꽃이
점이다가 산이고 이내 산줄기 되어
내 눈 속을 파고 든 다
바다가 숱한 생명을 품고 키우며
파도꽃 피우 듯 아버지 등에서는
내가 만든 소금꽃이 하얗게 피어났다
곤한 몸 눕히는 밤, 안방에서는
바닷물 들락거리는 파도소리 밤새 들리고
꿈속에서도 아버진 논일하시는지
향기로운 소금꽃을 피우신다
아버지의 짠 세월이 하도 아파
나는 아린 눈을 하고
다시 그 꿈속으로
달려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