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배2 - 이가을
빈 배 2 이가을 바람도 강도 술렁이던 날홀로 호올로 강변에 닿더니 목새, 흙이랑 위로 넝쿨손 뻗어 제 몸을 묶는 외로운 이파리 하나일어선 물비늘에 밀려온 어둠이 웅크린 뱃전을 쓰다듬고강물의 움푹한 눈자위로 거꾸로 잠긴 산이 말뚝잠에 들었다밤 지나 내려온 달 이야기 받아 적다가 그예 다 적지 못한 사연들은 마저 가슴에 끌어 안는다허우룩해서 수척한 빈 배는 아픈 이별에도 좀처럼 제 설움을 말하지 않는다다 주지 못해 서럽던 사랑이 안타까이 주억이고빈 배, 퀭한 눈망울만 어둠을 찾고 있다.